문화·역사

아가사 크리스티

새무슨 2014. 10. 26. 22:04

아가사 크리스티 (Agatha Christie).

 

다들 알다시피 추리소설 작가이다. 그리고아무도없었다, ABC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살인 등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도 그 이름은 들어 봤을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추리소설 계의 큰 지평을 세운 천재 작가이다. 80여편의 장편과 100여편의 단편을 쓴 만큼 다작으로도 유명하다.

 

추리소설의 종주국인 영국의 데본이라는 곳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적 오만과편견으로 유명한 여류작가 제인오스틴에 감명을 받아 소설 작가로의 삶을 살게 되었다.

 

보통 추리소설하면 셜록홈즈의 코넌 도일을 생각한다. 하지만, 아가사 크리스티는 코넌 도일과는 매우 다르다.

코널 도일의 추리소설은 처음으로 탐정이라는 인물을 창조하긴 하였지만 완전 추리 보다는 모험 소설에 가깝고 주인공은 외모부터 신체 조건, 그리고 다방면의 능력까지 보유한 완벽한 인물이다.

하지만 아가사 크리스티는 완전한 추리를 기반으로 한 추리소설이며, 주인공들은 완벽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외모와 배경을 가진, 그러나 논리적인 추리력이 월등한 인물들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적인 주인공은 미스 마플과 엘큘 포와로이다.

크리스티는 작품을 쓸 때 배경과 사건의 성격에 따라 이 상반적인 두 주인공 중 한 명을 택하여 스토리를 전개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두 주인공은 완전히 대조적인 인물이다. 미스 마플은 힘없는 할머니이며, 사회적 성공과는 거리가 먼, 시골 마을에서 뜨개질하며 조용한 삶을 평안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주로 사건은 영국 시골 마을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이다. 시골마을이지만 대부분 돈 많은 대저택에서 발생하는 인간사가 꼬인 살인 사건들이다. 미스 마플은 추리 기법도 세심한 여성 답게 사람들의 돈, 사랑, 욕망, 분노, 좌절, 애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추리를 해 나간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의 추리다. "여자들이라면 수십년이 지나도 사랑하는 연인의 편지를 간직하지, 쉽게 잃어 버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미스 마플이 문과생이라면 엘큘 포와로는 이과생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추리는 확실한 관찰과 논리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다. 또한 시골 생활을 즐기는 미스 마플과는 달리 포와로는 시골을 싫어하고 도시에서 생활한다. 그의 사건들 역시 미스 마플이 맡게 되는, 시골 마을 유지의 저택에서 발생하는 비극, 폐쇄된 마을에서의 비뚤어진 주민들의 과거와 비극적인 광기, 이런 것들과는 다르게, 도시에서 발생하는 자그마한 사건들이 주를 이룬다. 조용히 뜨개질하며 제 삼자의 체험을 듣는 것만으로, 그리고 그 이해 관계자들의 처한 상황과 인간 심리를 생각하며 추리하는 미스 마플과 달리 직업 탐정으로서 직접 조사하고 관찰하고 범인과 부딪히는 것이 포와로의 방식이다.

 

미스 마플이 맘 편한 고모할머니 같은 분위기라면, 포와로는 상당히 까다롭고 깐깐하고 어찌보면 얄밉기 까지 한 결벽주의자지만, 본인도 스스로 잘난체하는 뛰어난 두뇌로 명쾌히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확실히 문학적인 글을 쓰지는 않지만, 그 소재의 독특함과 방대함, 그리고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와 그에 의해 발생하는 사건을, 이 두 주인공의 특색에 맞게 해결해 나감으로써, 고전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색을 구축하였고, 이후 수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에 영향을 끼쳤다.

 

인터넷에 '미스 마플', 그리고 '엘큘 포와로' 등 영국 드라마 시리즈가 많이 있지만 시간이 허용 된다면 직접 책을 읽어 보도록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