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발명

예측과 빗나감

새무슨 2018. 7. 1. 10:49

우리는 살다 보면 다양한 예상, 예측을 듣게 되는데, 어떤 예측은 합리적인 근거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도 신기하게 들어맞는 경우가 있고, 어떤 예측은 그 근거가 명확해 보임에도 틀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명확해 보이면서 또한 예측도 잘 맞아 떨어져서 그 과학적 근거에 의심을 전혀 안하게 되지만 그 이면에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이 모든 것에는 바로 "예측/예상의 특성 상 중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렇다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이 예측된 사항을 몰랐을 때의 행동과 알고 나서의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측은 그 '몰랐을 때의 행동'에 기반을 두었는데 알고나서는 행동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다음의 몇가지 예를 통해 보자.

(1) 패션, 사주, 주식
별로 합리적 근거는 없어 보이는 예측이지만 이상하게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패션계에 자주 하는 말인데, 영향력 있는 전문 디자이너가 년초에 "올 해 패션 트렌드는 빨간색 옷"이다고 말하면 실제 그 해 빨간색 옷이 대유행을 한다. 이건 그 영량력 있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패션을 쫓는 사람들이 빨간색 옷을 사 입기 때문이다.
동양의 사주라는 것은 참 흥미롭다.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어 보이지만 신기하게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역시 사주를 듣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의 순환적 결과와 그 믿음에 대한 심리적 편향이 만들어낸 결과라 보여진다.
그리고 주식.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이 차트의 통계를 들고와서 예측을 하는데 그 예측에 따라 사람들이 매수하거나 매도하면 그 상승 효과로 실제 그렇게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사람들은 악재나 호재 자체 보다는 그 악재나 호재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하여 투자함으로써 그 순환적 상승이 더욱 확고해 지게 된다.

(2) 대비
다음은 합리적 근거가 있음에도 그 결과가 틀려지는 경우이다.
사람들이 결과를 예측함에 따라 '대비'를 하기 때문이다.
천재였던 마르크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로 자본주의의 붕괴를 예측하였지만 실제 자본주의는 오히려 크게 발전하였다. 바로 사람들이 마르크스가 지적한 그 잘못된 결점을 듣고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대비 하였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보면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예상이나 긍정적인 예측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가계부채가 크게 터질 것이라 미리 예상하고 경고하면 그에 대한 대비를 어느정도 하기 대문이다.
블랙스완은 항상 전혀 예측하지 못할 때 오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것과 는 다른 차원에서 주식 시장의 현상을 보면 이러한 경우가 있다.
실적 호재가 발표되어 앞으로 수익이 오를 것이라 예측되면 오히려 그날 바로 주가가 하락한다.
이 역시 그 발표 때문에 일반인들이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그 매수세에 팔기 위해 주식을 내놓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문에 사서 발표에 팔라'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3) 의료
이 마지막 분류는 매우 조심스럽기도 하고 각 사안 별로 진위를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교 검증이 필요하지만,
일단 알기 쉽게 의료 부분을 예로 들어 보자.
암이라는 병을 들어 보면, 많은 사람들이 검진 등을 통해 의사의 암 선고를 듣게 되면 신기하게도 의사가 '수명이 얼마 남았다'는 기한에 진짜 세상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똑같은 암에 걸렸어도 검진을 받지 않아 모르고 지내는 사람, 혹은 증상이 있어도 그냥 견디는 시골 어른들... 이러한 사람들이 의외로 오래 사는 경우가 있다. (아마 그러한 것을 다들 많이 느꼈을 것이다)
암이라는 병을 '스트레스와 두려움 때문에 더 악화되는 병'이라는 가정을 해 보자.
사람이 살다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힘든 시기도 있다. (앞의 가정이 맞다는 전제하에) 그 힘든 시기에 생성되어 커져버린 암이라도 다시 그 고난의 시기가 지나면 더이상 암이 커지지 않는 멈춘 종양이 된다. 그렇게 그냥 달고 더 커지지 않은 채 평생 살아간다. 물론 중간에 또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 시기가 오면 조금 더 커지다 말겠지만. 이게 일반적인 자연적인 사람의 노화라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중간에 건강검진을 하다가 그게 발견이 되었다면?? 그는 이 시점부터 엄청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고 살게 된다. 특히 의사의 '몇년 후 죽게 된다는' 말과 함께.
앞의 가정이 맞다면, 그 사람은 그 엄청난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인해 더욱 암덩이가 커지게 되어, 결국 '의사의 통계'에 맞게 그 시기에 생을 마감하게 되고 그 '통계'는 더욱 사실이 되어 버린다. (의사들 역시 통계로 예측한 것인데 원인이 자신들이라는 건 모른다)'
의학에서는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가 있다.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실제 과학적으로 증명괸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근거에 영향을 끼치지 안헤 잘 해야 한다. 의료계 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잘 파악하여 통계와 예측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결론으로 와서, 위의 예를 가설로 얘기한 이유는 이 세번째 케이스가 그만큼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학적 근거도 있어 보이고 그 결과가 또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경우를 비교 검증하다 보면 뭔가 설명하기 곤란한 케이스들이 나올 수 있다. 이럴 때는 예측이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케이스 중 이 세번째 케이스를 염두에 두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