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정부는,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들어갈까봐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식 장기불황이 과연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일본은 거대한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경착륙이 아니라 소위 우리 경제 책들이 주구장창 추구하는 연착륙을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연착륙을 무슨 고통이 없는 손쉬운 해결책처럼 오해하는데, 거품꺼지는 데에 요행은 있을 수 없다.
결국 원래의 가치 수준으로 내려와야 한다.
한번에 원래의 가치 수준으로 내려오는 것이 경착륙이고, 천천히 꾸준히 내려가 원래의 가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연착륙이다.
한번에 크게 맞느냐 천천히 길게 맞느냐의 차이지 결국 거품이 꺼지면 그 수준으로 한번 내려가야 한다.
경 착륙이 되면, 그 충격을 한번에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십수년간 내 재산으로 생각하며 불어 온 자산의 상상 재산이 하루 아침에 확 없어져 버리는데, 가정이 그리고 기업이 순순히 하던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흐름과 경황이 생길 수 없다. 신용 거품이 줄을 이으며 없어져 버린다. 이 과정에서 구조 조정과 대량 실업이 발생하며 실업자와 파산자가 넘쳐 난다. 하지만, 이 기간이 곧 지나면서 건전한 상태의 자산을 발디딤으로 경제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IMF 때, 크게 얻어 맏고는 몇년 후 다시 살아난 모습이 바로 경착륙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미국의 1930년대 경제 대공황도 일종의 경착륙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실업률은 기록적이었다. 당시의 경제 속도가 지금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 IMF 때보다는 길었던 것일 뿐이다.
하지만, 90년대 일본은 거 품붕괴가 단기간에 발생하여 수많은 부도, 파산, 실업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도 20년에 걸쳐 꾸준히 하락했다. 구제금융, 대량해고 이런것 없었다. 물론 약간의 실업자들이 생겼으며 파산한 금융회사도 있었지만, 우리 IMF 같은 국가적인 실업 사태나, 1930년대 미국 경제 대공황 같은 사태는 없었다.
만
약 경착륙했었다면, 일본의
은행, 토지, 회사, 철도 등 대다수 외국인 손에 넘어갔고 부동산이 몇개월에 걸쳐 반의반토막 났을텐데, 일본 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거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대출 만기를 무제한 연장해 주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정책을 펼쳤다. 그
부채의 유예가 결국 20년 간 꾸준히 자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 것이다. (아직도 더 남았다고 생각되지만..)
결국 경착륙은 피했지만, 대신 20년 장기 불황을 맞게 된 것이다. 좋게 표현하면 연착륙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지독한 장기 불황이다.
우리는 마치 일본이 크게 실패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거품 붕괴의 충격을 십수년에 걸쳐 나누어 받게 함으로써 연착륙을 성공한 좋은 케이스라 생각한다. 즉, 일본은 큰 충격 없이 디플레이션으로 그걸 20년간
천천히 흡수한 것이다.
이것도 잘 조정하며 조심히 이끌어 나가야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2008년 이후 우리나라는 아직 거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유예만 하고 있을 뿐, 경착륙으로 한번에 모든 자산 가격이 날라가는 충격을 받을 것인지, 일본처럼 수십년 장기 불황을 선택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연착륙이란 환상이 아니며, 결국 고통은 경착륙과 같다. 단지 그건 길게 나누어 받을 것인지, 아니면 한번에 받고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다시 털고 일어나는 길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일본이 장기불황을 이끌어 온 모습은 아래 나의 이전 글을 참고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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